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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뇌물(촌지)

외동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일이다.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식탁 위에 새 책이 한 권 놓여 있었다. 나는 아내가 기특해서 “당신이 책을 읽으려고 책을 사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뻐했다. 결혼 후 아내가 책을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아내는 그게 아니란다. 새 학기가 되었으니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인사를 하려고 10만 원권 수표 3장을 봉투에 담아 책갈피에 끼웠단다. “이 책 읽어 보시라”고 건네줄 거란다.     나는 화들짝 했다. 30만원이면 거금이기도 했지만 뇌물을 바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항상 공동선(共同善)을 외치며 살아온 나였다. 치맛바람 일으키지 말라고 아내를 나무랐다. 아내는 요즈음은 담임 선생에게 주는 촌지가 기본이 10만원이란다. 특별히 우리 애를 신경 써 주십사 30만원을 담았단다. 아내는 “우리 딸이 불이익을 당해도 좋으냐?”고 부라리며 대들었다. “아빠! 왜 싸워?” 제 방에서 울먹이며 뛰쳐나온 딸아이 보기가 민망해 “아무 일도 아니다”라고 얼버무렸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스승의 날에 내가 일일 교사로 선정되었으니 학교에 가서 1시간 강의를 해야 한다고 아내가 말하길래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하지만 아내는 “하나밖에 없는 자식 기죽인다”며 윽박질하기에 할 수 없이 학교에 갔다. 넓은 운동장을 걸어서 교실 복도에 들어서는 순간 남자 선생님이 헐레벌떡 뛰쳐나오며 “이라영 아버님 되시죠?”라고 묻길래 고개를 끄덕였더니 돌아서서 키득거렸다. “왜 그렇게 웃으시냐?”고 했더니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가요?” ‘붕어빵’이란다. 선생님의 안내로 교실에 들어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하여 1시간 강의를 마치고 교문을 나섰다.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부끄럽고 후회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뇌물을 바쳐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부정한 짓을 한 공범임이 틀림없다. 내가 일일 교사에 지정된 것도 ‘뇌물의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니겠는가?   촌지(寸志)는 그 옛날 훈장의 봉급이 없던 시절 학부모가 고마움을 나타내는 뜻으로 계란 꾸러미나 곡물로 고마움을 표했던 것이 시초였다. 하지만  나 같은 학부모들이 뇌물로 오염시킨 것이다. 학부모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하는 교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내 자식의 이익을 위해 교사에게 촌지를 주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지난날 부정한 짓에 가담했던 일을 회상하면 어디라도 숨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이진용 / 수필가수필 뇌물 촌지 담임 선생님 초등학교 4학년 시절 학부모

2023-09-28

[부동산 투자] 모두 감사했던 한 해

 세월이 시위를 떠난 화살같다는 말이 특별히 가슴에 와 닿는 계절이다. 새해가 되어 열심히, 힘차게 살자고 다짐했던 것이 바로 며칠 전 같은데 벌써 한해의 마무리를 시작할때가 된것이다. 해마다 비슷하지만 올해도 역시 좀 더 잘할 껄, 좀 더 열심히 할 껄, 아니면 그 때 그 일은 그렇게하지 말고 이렇게 할 껄하는 후회의 “껄껄껄”뿐이다.   하지만 후회와 불만투성이의 한해였어도 세어보면 감사했던 일이 더 많은 것이 그저 감사하다. 어디서 보니 감사는 보증수표와 같다고 한다. 지금 현금이 없어도 앞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증 같아서 미리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 아마 감사하는 마음이 가족이나 직업에 대한 만족감과 기쁨을 더 많이 느끼게 하고 그래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게 되어 갈등을 없이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진심으로 미리 무조건 실천하는 감사는 아무리 견디기 힘든 상황도 가치 있게 여기도록 만드는 힘이 있어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고 믿는다.     기적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감사의 힘이고, 감사는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에너지가 되고 행복하고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는 글도 있다.   그러나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절실히 느끼면서도 교만할 때가 많아서인지 그동안 여러 가지 불평을 하며 지냈던 적이 많다. 아끼는 물건이라도 하나 잃어버리게 되면 그 생각에 빠져 내가 가진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아까워하며 마음 상해 한 적도 꽤 있다. 다시 사면 그만인 것을 아까워하느라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즐거움과 행복한 생활까지 다 잃은 듯 화를 내는 것이다. 그럴 때는 일본의 어느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그는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 4학년을 중퇴하고 자전거 점포 점원으로 일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500개가 넘는 기업에 10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대기업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세 가지 성공비결이 특별하다.   그것은 가난한 것, 그래서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학력, 그리고 허약한 몸이라고 한다. 그는 이것들을 불평의 조건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감사의 조건으로 받아들여서 가난 때문에 부지런히 일했고, 몸이 약했기 때문에 건강의 소중함을 알아 몸을 아꼈고, 못 배웠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만들어 배우는 데 노력했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마음 중에 가장 쉽게 늙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곧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감사하는 마음은 쉽게 늙어 버려 감사 불감증에 걸리기 쉬워 너나없이 감사보다는 불평이 많고 마음을 다치기도 한다. 그러나 감사하면 기쁨이 넘치며, 감사하면 언제나 생기가 있고, 감사하면 우울증이 치유되며, 감사하면 건강해지고, 감사하면 걱정 근심이 없어지며, 감사하면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감사하면 고통과 분노가 사라지며, 감사하면 부족함을 받아들일 수 있고, 감사하면 공허하지 않으며, 감사하면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게 되고, 감사하면 상처받더라도 사랑하며, 감사하면 무엇이든 나누어 주고 싶고, 감사하면 모든 생명체와 교감할 수 있으며, 감사하면 평범한 일상도 큰 은혜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러니 아침마다 감사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밤에는 편안히 잠들 수 있는 것에 감사해야겠다. 오늘부터는 이제까지 결심만 자주 하고 잘 지키지 못한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문의: (213)505-5594 미셸 원 / BEE부동산 부사장부동산 투자 감사 불평 감사 불감증 마음 상해 초등학교 4학년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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